한국어의 基本 文型 설정에 대하여

한국어의 基本 文型 설정에 대하여

  

                     - 효과적인 국어교육을 위하여 -

 

1. 들머리

 

1.1. 연구 목적 및 방법

 

본고의 목적은, 한국어의 무한한 문장에 내재한 규칙과 질서를 포괄할 수 있는 최적의 기본 문형을 설정하여 국어를 정확한 문법 체계 안에서 재정비하고, 언어 교육적인 측면에서 피교육자로 하여금 문장을 더욱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간소화된 이론적 모형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이가 한 나라의 언어를 익혀 의도하는 문장을 만들어 쓰려면 어떤 과정을 거칠까?

우리가 어떤 일을 인식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새로운 언어를 학습하려 할 때에는, 우선 인식하고 있는 의미에 적합하게 대응되는 문형을 선택하여 모방과 기억을 통해 기계적으로 습득한 후, 그 문형에 의미 내용과 듣는 이를 고려한 구체적 개별 어휘 요소를 적용시키게 된다.

우리가 국어의 기본 문형을 익히는 목적은, 주어진 언어의 구문이나 어휘의 틀을 통해 국어의 문장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국어 문법에 맞는 문장들을 원활하게 생성할 줄 알며, 이것은 외국어의 학습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지니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한 언어를 연구한다 함은, 언어 현실에 대한 정확한 분석 및 체계적인 기술을 통해 언어 규칙이나 문법 규칙을 세우고, 이 규칙의 일관된 줄잡이를 곧 언어 체계로 집대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언어학자는 음운 체계의 단위와 유형, 낱말과 형태소, 그리고 문장에서 텍스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언어 구조를 확인하고 기술하여, 우리말의 정확한 의미 형태를 위한 기호 체계를 정립해야 할 소임을 띠고 있다. 이러한 언어학이 언어 교육에 공헌한 가장 큰 일면은, 과학적이고 정확한 언어 기술에 있다 하겠다. 언어의 기술을 통해 언어의 본체를 파악하는 언어학의 목표와,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하여 상황에 맞게 창조적인 경험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언어 교육의 방안이 서로 불가분리의 관계에 놓일 때 가장 이상적인 국어를 이루는 요건이 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문형 연구는, 국어가 지닌 체계로서의 규칙성과 관련된 원리를 언어학적으로 설정하여, 실제로 국어를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언어학적인 면에서나 국어교육적인 면에서나 가장 요망되는 연구 과제라 하겠다.

이제, 앞으로는 우리말의 구조 연구가 자국어 학습의 기초 교육을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의 한국어 교육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문법 연구는 사회, 그리고 사고의 관계를 통한 응용 이론이 더욱 발전�활용되어서, 한국어의 정확한 이해를 꾀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체계적인 국어 지식을 익히고 국어를 바르게 사용하도록 함과 동시에 논리적인 사고력을 신장하여  의미적�통어적으로 정확한 문장을 만들도록 국어의 문법 구조에 맞는 정확한 문형을 설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 방법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국어의 모든 문장을 대표하는 기본 문형을 명확하고 통일적으로 설정하도록 시도함으로써, 정확한 규범성 및 분석�종합적 언어 능력을 키우는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 앞선 연구에 나타난 기본 문형의 종류 및 방법을 검토하여 가장 우리 국어에 적합한 문형 연구를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1) 곧, 선행 연구에서 근간 성분이나 서술어의 품사를 위주로 문형을 설정한 것 등을 확인�검토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기본 문형 설정의 기준을 세운다.

둘째, 문형 설정을 위한 근간을 서술어에 두어,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필수적 요소의 쓰임 여부를 통해 유형별 분류를 꾀한다. 즉 현실 언어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앞 선 연구에 나타난 문제점들 - 서술어의 품사에 따라 문형을 분류하는 점, 주성분과 부속성분의 포함 여부, 통일되지 않은 보어 명칭 및 목적어 포함문의 별도 유형 설정 등 - 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셋째, 문에는 기본문과 그 기본문을 바탕으로 확대�변형된 확장문으로 대별할 수가 있는데, 이를 문형화하려면 기본 문형이 중심이 되고, 다음에 여기서 확장된 문형으로는 어떤 것들이 하위 분류로 나타날 수 있는가 하는 언어 이행의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는 기본 문형에 대한 제1차적 확장 문형이 될 것이며, 본고는 이 부분까지 하위 분류를 시도하려 한다.

 

1.2. 기본 문형의 개념 및 국어교육적 의의

 

모든 언어는 무한한 수의 문장을 생성할 수 있는 반면, 이러한 많은 문장은 그 문장들에 내재한 규칙과 질서를 포괄할 수 있는 한정된 수의 형(型:pattern)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 문형(sentence pattern)이란 개개의 구체적 표현들로부터 얻어지는 문장의 추상적 형식을 의미한다.2) 이 문형의 대표치가 될 수 있는 기본 문형(basic sentence pattern)은, 확장과 대치 작업을 통해 얻어지는 개개의 구체적 표현들로부터 추상화해 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이고 기본적이며 단순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에는 수많은 문장이 생성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많은 문장들은 몇 개의 제한된 유형으로 묶어낼 수 있다. 라도(R. Lado, 1958:12)에서 지적하듯이, 각 언어가 일정한 문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입문적인 또는 상용적인 구문은 그 언어가 가진 기본적 구문을 토대로 하여 다시 만들 수 있으므로, ‘sentence pattern'은 “다양한 개별적인 표면문의 추상적 형식”을 뜻한다고 하겠다.3)  강복환(1983:5)에서의 개념을 인용하여 보충 이해를 꾀해보면, “기본문형이란 ‘언어주체’, ‘행동 목표’, ‘행동’의 세 가지 틀만을 대상으로 하여 기술하는 틀이며 ‘문형’은 이 ‘기본문형’을 보충하여 주는 부수적인 틀이 덧붙은 이른바 생성되는 틀”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기본 문형이란, 주어진 언어 구조의 중심 뼈대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되는 유형 또는 지침으로서, 단문의 형식을 갖춘 대표적�추상적 언어 공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4)

언어 사용 행위 자체는 언어를 매개로 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재구성하는 복합적인 사고 과정이며, 언어 교육의 목표는 어법에 맞는 이상적인 말(ideal utterance)을 사용하여 효율적인 언어 생활을 하게 하며 또한 국어를 논리적이고 아름답게 다듬어 창조적인 문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 교육은 말하는 이가 말과 글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언어로 표현된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하는 언어 사용의 기능적인 면과, 언어와 국어에 대한 지식 자체로의 기능을 아울러 가져야 한다. 이러한 언어 교육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학습자로 하여금 그 나라 말의 가장 기본적인 틀에 해당하는 문형의 덩어리를 먼저 익히고, 다음으로 더 확장된 형식을 익힘으로써 그 언어의 문장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게 한 후, 더 확장된 창의적 언어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현행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문법교육의 목표를 보면, ‘국어의 특질에 대한 올바른 지식’으로 ‘국어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이해’해야만 ‘우리말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5) 그런데 현행 문법 교육은 바른 문형을 체득시켜 반복적인 연습과 훈련을 통해 국어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 능력 신장을 위한 본류적 영역의 강조보다는 오히려 문법에 관계되는 여러 가지 용어를 외우고 문장 구성의 법칙을 설명하고 정의를 세우는 등의 지류적 영역에 치우친 감이 있다.

말을 익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문법을 지식으로 배우기 이전에 먼저 주어진 나라 말의 문법적 유형(grammatical pattern)을 배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형을 먼저 익히고 국어 자료를 그 문형에 적용시키는 방법만으로는 완전한 언어 교육의 효과를 가질 수 없다. 사실상 언어 형식을 정확히 전달한다는 것은, 내적 언어 요소로서의 표현 의도가 외적 요소로서의 어구 연결 및 어조 구성 등과 결합함으로써 가능해진다. 곧, 어구 연결은 다시 구문의 틀에 의하여 결합되고 어조 구성은 어조의 틀에 의하여 실현된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국어 자료로부터 문법적인 규칙을 찾아내는 과정을 중시하여 지도해야 한다. 김대행(1995:173)에서 밝혔듯이, “국어 교육은 과정을 수반한 행위요 현상으로 존재하지만 그 골간은 지식으로 구성됨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지식은 교육의 목표와 설계를 통하여 필연성이 입증되는 것이라야 한다.” 결국, 구체적인 국어 자료로부터 문법적 규칙을 찾아내는 과정과, 그 문법적 유형의 기본 틀을 익히는 작업이 상호 보완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국어 교육 방법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국어과의 지도 방향은 문법적 구문을 포용하는 기본 틀이 되는 기본문의 유형을 제시하여, 그것을 학습자가 훈련과 반복에 의해 숙달되도록 학습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의사소통 맥락과 상황 요인의 작용에 적합한 문형을 확장�변형하여 재구성해 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민족의 고유한 사고 방식은 우리 국어의 구조적 특성에 의존하며, 동시에 이러한 국어의 구조적 특성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러한 한국인의 사고 방식과 논리 구조 및 정확한 표현과 이해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문법 교육의 목표임을 이해한다면, 한국어 문장 구조의 문형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 연구 과제인가를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문형 연구는 언어 교육적인 입장과 문법적인 입장에서 한 가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치 한 나라의 한정된 음운인 자음과 모음을 통한 음절 규칙으로 의미 있는 무한의 어휘를 생산해 내듯이, 기본 문형의 익힘은 우리 나라의 개개의 구체적 표현문을 확장�창조해 가는 터가 될 것이다.

 

2. 앞선 연구의 검토 및 문제점

 

국어의 기본 문형에 대한 연구는 국어의 다른 분야에 대한 연구에 비해 소홀했었다. 특히 종래의 국어 문형은 영어 문장의 5형식을 그대로 국어에 적용시켜 보여준 것이 많아 실제로 우리 국어의 구조에 적합한 틀을 추출하는 데에는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이제 선행 연구에서 제시된 기본 문형 설정 중 대표적인 몇 유형을 간략히 소개�논평하고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점이 무엇이고 어떤 해결 방안이 있는가를 모색하여 좀더 이상적인 국어의 기본 문형을 제시하기 위한 기초를 삼고자 한다.

우선 현행 학교 문법에서 주성분(主成分)으로 규정을 내린 주어�서술어�목적어�보어 등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기본 문형 설정 형태와, 둘째로 부속성분까지 포함한 기본 문형 유형으로 분류하여 검토하기로 한다.6)

 

2.1. 주성분 간의 관계로 된 기본 문형

 

문형의 논의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주로 서술어를 핵으로 한 주성분 간의 관계를 대상으로 하여 기본 문형을 설정하는 유형인데, 이런 부류에 드는 논의로는 최현배(1959), 정인승(1974), 고영근(1969), 김민수(1989), 조항규(1989) 등을 들 수 있다.

 

󰊱 [최현배,1959:727]

 

문형  번호

    기   본   문   형

   예     문

 1

무엇이 어찌하다

(임자말) + (풀이말)

닭이 울다.

 2

무엇이 어떠하다

(임자말) + (풀이말)

꽃이 아름답다.

 3

무엇이 무엇이다

(임자말) + (기움말) + (풀이말)

이것이 범이다.

 

최현배(1959:727)에서는 “풀이씨에는 움직씨, 그림씨, 잡음씨의 세 가지밖에 없은즉, 그것으로 되는 풀이말도 이러한 세 가지 경우밖에 없을 것은 정한 것이다.󰡓라고 하면서, ‘임자말’과 ‘풀이말’의 ‘관계형식’을 서술어의 품사적 성질에 기반을 두고, 문장성분을 근간으로 하여 기본 문형을 설정하고 있다. 이 형식은, 현재 학교문법의 기반이 되는 “동사문, 형용사문, 체언문”과 일치하는 유형 분류로서, 이 외에도 “무엇이 무엇을 어찌하다”라고 하는 ‘부림말’(목적어)이 포함된 문형을 만들기도 하였으나, 최현배에서의 기본 문형은 『우리말본』(1959)에서 보인 세 가지 문형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문형 3의 경우는 예문과 같이 ‘범’이 기움말로, ‘이다’만이 풀이말로 취급되고 있음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최현배(1959:727)에서는, “잡음씨만은 풀이하는 형식적 힘만 있고, 그 실질적 속성 관념이 없”기 때문에 이 문장에서의 ‘범’과 같은 ‘기움말(補語)’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 [정인승,1974:8 - 9]

 

문형  번호

    기   본   문   형

            예          문

 1

무엇이 어떡한다/어떠하다/무엇이다

(주어) + (서술어)

봄이 왔다/날씨가 따뜻하다/봄은 계절이다.

 2

무엇이 무엇을 어떡한다

(주어) + (목적어) + (서술어)

꽃이 나비를 부른다.

 3

        󰠆󰠏무엇이   된다  󰠏󰠏󰠈

무엇이  󰠉󰠏무엇이   아니다 󰠏󰠋

        󰠌󰠏무엇과   같다  󰠏󰠏󰠎

(주어) + (보어) + (서술어)

구름이 비가 된다.

사람이 신이 아니다.

구름이 솜과 같다.

 

 4

무엇이 무엇을 무엇으로 삼다, 여기다

              무엇이라고 일컫다,부르다

(주어) + (목적어) + (보어) + (서술어)

내가 그이를 친구로 삼았다.(여긴다)

국민들이 그분을 국부라고 부른다.(일컫는다)

 

이 문장 구조의 기본 형식은, 최현배(1959)에서의 서술어의 품사적 특성에 따른 문형 분류와는 달리, 이들을 모두 한 범주 속에 통합시켜 문형 1로 처리한 점이 다르며,7) 최현배(1959:727)의 문형 3에 나타난 ‘기움말’, 즉 보어를 새로운 관점으로 설정한 문형 3과 문형 4가 특징적이다. 문형 3의 ‘(무엇이) 무엇과 (같다)’와 문형 4의 ‘(무엇이) (무엇을) 무엇으로 (삼다)’는 현행 학교문법에서 보어로 취급하지 않고 필수적 부사어로 처리한다. 이처럼 학자에 따라서는, 수의적 성분이어야 할 부사어 중 부사격 체언으로 된 부사어를 보어로 처리하고, 이러한 보어를 필요로 하는 동사나 형용사를 불완전 동사, 불완전 형용사라 하기도 한다.8) 더구나 이 유형의 특성은 서술어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문장성분에 의하여 문형을 설정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문형 2와 문형 3은 국어 문장 구조의 기본 틀로서 양분될 정확한 근거가 있는 것일까? 또한 문형 2와 문형 3은 서술어의 타동성과 자동성에 근거를 둔 분류로 보이는데, 과연 자동사와 타동사는 정확히 구별이 가능할까? 또 소위 수여동사라고 하는 ‘주다’와 같은 서술어는 기본 문형으로 설정될 수 없는 것일까? 만일 설정한다면, 어디에 속하고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 [고영근(1969:29 - 33)]

 

문형  번호

    기   본   문   형

 기 본   문 형 의   유 형

 1

무엇이 무엇이다

용언화한 체언문

 2

무엇이 어떠하다

형용사문

 3

무엇이 어찌한다

자동사문

동사문

 4

무엇이 무엇을 어찌한다

타동사문

 

고영근(1969:29)에서는 “문형 설정에서는 일차적으로는 서술어를 중심으로 하고, 다음으로는 특수조사의 합리적 기술을 고려하며 성분(목적어)을 참작해야 할 것이다.”라고 하며, “서술어에 나타나는 품사를 주요 기준으로 삼고 조사의 기술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문장성분을 고려”하였다.9) 특히 고영근(1969:29)에서는 보어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marker도 뚜렷하지 못한 보어와 같은 성분을 설정하여 문형의 수효를 증가시킬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동사문이나 형용사문에 넣어 처리”하도록 하였다.10)

과연, 보격조사가 주격조사와 같은 형태를 지닌다 하여, ‘되다, 아니다’ 등의 서술어가 한 자리인 주어만을 갖는 문형 2나 문형 3에 포함될 수 있을까? 또한 이렇게 보격 조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목적격 조사는 과연 그 표지가 뚜렷하다고 할 수 있을까? 더구나 ‘참작’해야 할 ‘성분’이 왜 꼭 ‘목적어’만이어야 할까? 필수적 부사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언어 습득을 위한 기본 문형의 올바른 분류는 서술어의 품사적 특성으로서가 아니라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필수 요소의 쓰임 정도와 방법에 의해서 행해져야 하리라 본다.

 

󰊴 [김민수, 1989:176 - 179)]

 

문형  번호

    기   본   문   형

            예          문

 1

NP+VbP(+Aux)

(무엇이 어찌한다) … 동사문

(그) 꽃이 (활짝) 핀다.

 

 2

NP+{VaP, VnP} (+Aux)

(무엇이 어떠하다) … 형용사문

(이) 꽃이 (가장) 붉다.

(저) 개가 (몹시) 발광이다.

 3

NP+NP(+Aux)

(무엇이 무엇이다) … 술격문

(이) 풀이 (저) 식물이다.

 

 4

NP+NP+{VbP, VaP, VnP}(+Aux)

… 보어문

(그) 물이 (이) 얼음으로 (잘) 변한다.

 5

NP+NP+VbP(+Aux) … 객어문

(어느) 학생이 (이) 책을 (빨리) 읽는다.

 6

NP+NP+NP+VbP (+Aux) … 객보문

(그) 누가 (한) 책을 (이) 아이에게 (아주) 준다.

 

김민수(1989:176)에서는, “국어의 기본 문형은 우선 단일문을 대상으로 하여 술부 구조를 기준으로 하”는 6형식의 문형을 설정하였다.

이 유형은 최현배(1959)에서보다 더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하고, 고영근(1969)의 4문형에 비해 보어를 필요로 하는 문형을 별도로 세우고 있으며, 정인승(1974)에서와는 다른 방법으로 세 자리 서술어의 문형 6을 만들었다. 또한 위의 기본 문형은 서술부의 구조를 기준으로 하여 보조용언이 포함될 수 있는 점을 보이며, 문형 4에서는 동사 서술어와 형용사 서술어를 하위 분류해 놓은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관형어와 부사어에 의해서 기본 문형이 달라지지 않음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분류 또한 여전히 문제점이 보인다. 곧 국어의 문장 성분에서 필수적 부사어와 결합 관계가 빠져 있어, 주성분이라고 하는 근간을 이루는 부분을 중심으로 문형을 분류하였으며, 학교문법과 일치하지 않는 용어 규정이 나타나며, 정인승(1974)에서의 문형 4가 없어 의문으로 남는다.

 

󰊵 [조항규, 1989:34 - 42)

 

문형  번호

    기   본   문   형

  예          문

 1

󰠆󰠏󰠏󰠏󰠏󰠏󰠏󰠏󰠏󰠏󰠏󰠏󰠏󰠏󰠈          

󰠐S → NP + V  󰠐의 型          

󰠌󰠏󰠏󰠏󰠏󰠏󰠏󰠏󰠏󰠏󰠏󰠏󰠏󰠏󰠎    

체언(주어) + 서술동사(서술어)의 型    

기차가 빠르다.

새가 지저귄다.

이것이 책이다.

 2

󰠆󰠏󰠏󰠏󰠏󰠏󰠏󰠏󰠏󰠏󰠏󰠏󰠏󰠏󰠏󰠏󰠏󰠏󰠏󰠏󰠈    

󰠐S → NP1 + NP2 + V 󰠐의 型         

󰠌󰠏󰠏󰠏󰠏󰠏󰠏󰠏󰠏󰠏󰠏󰠏󰠏󰠏󰠏󰠏󰠏󰠏󰠏󰠏󰠎         

체언(주어) + 체언(목적어) + 서술동사의 型

새가 모이를 먹는다.

 

 

 

 3

󰠆󰠏󰠏󰠏󰠏󰠏󰠏󰠏󰠏󰠏󰠏󰠏󰠏󰠏󰠏󰠏󰠏󰠏󰠏󰠏󰠏󰠏󰠏󰠏󰠏󰠏󰠈

󰠐S → NP + C / E. Ad + V  󰠐의 型          

󰠌󰠏󰠏󰠏󰠏󰠏󰠏󰠏󰠏󰠏󰠏󰠏󰠏󰠏󰠏󰠏󰠏������󰠏󰠏󰠏󰠏󰠏󰠏󰠏󰠏󰠎

체언(주어) + 체언(보어 / 필수부사어) + 서술동사의 型

구름이 솜과 같다.

철수는 영희와 친하다.

에어콘은 냉방에 적합하다.

그는 천재가 아니다.

 

 

 4

󰠆󰠏󰠏󰠏󰠏󰠏󰠏󰠏󰠏󰠏󰠏󰠏󰠏󰠏󰠏󰠏󰠏󰠏󰠏󰠏󰠏󰠏󰠏󰠏󰠏󰠏󰠈

󰠐S → NP1 + NP2 + NP3 + V 󰠐의 型   

󰠌󰠏󰠏󰠏󰠏󰠏󰠏󰠏󰠏󰠏󰠏󰠏󰠏󰠏󰠏������󰠏󰠏󰠏󰠏󰠏󰠏󰠏󰠏󰠏󰠏󰠎   

체언(주어) + 체언(직접목적어) + 체언(간접목적어) + 서술동사의 型

순이가 바둑이에게 먹이를 주었다.

 

 5

󰠆󰠏󰠏󰠏󰠏󰠏󰠏󰠏󰠏󰠏󰠏󰠏󰠏󰠏󰠏󰠏󰠏󰠏󰠏󰠏󰠏󰠏󰠏󰠏󰠏󰠏󰠏󰠏󰠏󰠏󰠏󰠈

󰠐S → NP1 + NP2 + C / E.Ad + V 󰠐의 型

󰠌󰠏󰠏󰠏󰠏󰠏󰠏󰠏󰠏󰠏󰠏󰠏󰠏󰠏󰠏󰠏󰠏󰠏󰠏󰠏󰠏󰠏󰠏󰠏󰠏󰠏󰠏󰠏󰠏󰠏󰠏󰠎

체언(주어) + 체언(목적어) + 체언(보어 / 필수부사어) + 서술동사의 型

나는 그를 친구로 삼았다.

 

 

 

위의 문형은 영어의 5문형과 그 형식적인 면에서 많은 일치를 보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문형 4와 문형 5를 분리시켜 놓은 점은 국어의 용언 특성을 감안한 배려로 보인다. 더불어 필수적 부사어를 새로이 문법 명칭으로 설정하여 포함시킨 점을 보아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요소를 염두에 두고 성분을 확대한 점이 눈에 뜨인다. 그러나 문형 4에서 ‘바둑이에게’를 직접 목적어라고 한다든가 문형 5에서 ‘친구로’를 보어로 처리하는 등은 여전히 체계적인 규정을 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또한 문형 3에서 보어와 필수 부사어를 한 덩어리로 취급하면서 문형 2의 목적어는 왜 따로이 한 유형으로 묶어야 하는지도 문제점으로 보인다.

이상, 주성분만을 중심으로 한 결합 관계로 기본 문형을 설정한 앞 선 연구들을 살펴보았다. 언뜻 보기에는 가장 기본적이고 이상적인 규정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각의 설정 유형은 조금씩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비록 현행 학교 문법의 실용상 주성분과 부속성분이 나누어져 있기는 하지만, 과연 말하는 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확한 명제 내용을 주성분만이 가지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최규수(1993:123)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필수적 성분과 임의적 성분의 구별은 풀이씨의 의미적�통어적 성질에 따라 결정”되지만 “우리말에서는 그것들을 구별할 명백한 기준이 없다”.

우선, 최현배(1959)와 고영근(1969)에서는 주�술 관계가 셋으로 나누어져 있는 대신에 현행 학교문법의 보어가 결합된 유형은 설정되어 있지 않다. 정인승(1974)에서는 최현배�고영근에서 셋으로 나누어져 있는 주�술 관계가 하나로 묶여 있으며, 거의 영어의 기본 문형을 그대로 모방한 모양을 지니고 있다. 김민수(1989)에서는 정인승(1968)의 문형 1을 셋으로 풀어 놓으면 동일한 형태를 지니게 되며, 조항규(1989)에서는 정인승(1968)의 문형 4를 둘로 나누어 놓으면 동일한 형태가 된다.

 

2.2. 주성분과 부속성분의 관계로 된 기본 문형

 

문형을 설정함에 있어, 근간이 되는 성분만을 위주로 하지 않고 그에 수의적으로 결합하는 지엽적 부속성분까지 결합시켜 기본 문형을 세운 것들이 있다.

 

󰊱 [강윤호(1968:123 - 129)]

 

문형  번호

    기   본   문   형

            예          문

 1

주어 + 서술어

봄이 왔다.

 2

주어 + 목적어 + 서술어

새가 하늘을 난다.

 3

주어 + 보어 + 서술어

얼굴은 그가 아니었다.

 4

관형어 + 주어 + 서술어

따뜻한 봄이 왔다.

 5

주어 + 부사어 + 서술어

봄이 일찍 왔다.

 

위의 문형 분류는 문장의 부속성분인 관형어와 부사어가 기본 문형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만일 위와 같은 수식 성분 결합을 기본 문형으로 한다면 얼마든지 이 이상 확장이 가능해지며, 또한 이보다 작은 기본 형태도 추론해 낼 수가 있다.이런 경우는 확대 과정 중에 나타나는 확장문의 하나이므로 기본 문형으로 볼 수 없다. 문형 4와 문형 5가 기본 문형으로 설정된다면 주어는 반드시 관형어의 꾸밈 외에는 그 어떤 문장 성분의 수식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며, 서술어는 부사어만의 한정을 받는 것이 된다. 곧, 체언문을 설명할 수 없으며, 용언의 명사형이 주어가 될 수 있는 용례를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며, 목적어나 보어는 어떤 수식이나 한정을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기본 문형은 주어진 언어 구조의 중심 뼈대를 만들기 위한 유형으로서, 한 나라 언어의 모든 문장에 내재한 규칙과 질서를 포괄할 수 있는 추상적이고 기본이 되는 핵심적 문장들이다.

 

󰊲 [이숭녕, 1967:50 - 61]

 

문형  번호

    기   본   문   형

            예          문

 1

주어 + 서술어

무궁화가 피었다/무궁화가 식물이다

 2

주어 + 목적어 + 서술어

복동이가 밥을 먹는다.

 3

주어 + 보어 + 서술어

네가 군인이 되었구나.

 4

주어 + 목적어 + 보어 + 서술어

나는 너를 친구로 삼았다.

 5

관형어 + 주어 + 서술어

따뜻한 봄이 왔다.

 6

주어 + 관형어 + 목적어 + 서술어

내가 옛 책을 읽었다.

 7

주어 + 관형어 + 서술어

이것이 우리의 한국이다.

 8

주어 + 관형어 + 보어 + 서술어

네가 좋은 사람이 되었구나.

 9

주어+목적어+관형어+보어+서술어

단장이 부산을 유일한 근거지로 삼았다.

10

주어 + 부사어 + 서술어

키가 너무 크다.

11

주어 + 목적어 + 부사어 + 서술어

나는 술을 못 먹는다.

12

주어 + 부사어 + 목적어 + 서술어

너는 곱게 단장을 하는구나.

 

위의 유형은 주성분과 부속성분을 배분하여 무려 12문형을 만들어 놓았는데, 정인승(1974)에서의 4문형 그대로에 수식 성분을 포함시킨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12문형은 기본 문형으로 보기에는 그 수식�한정의 예를 과다하게 세분하면서도 그 세분 결과가 일관성이 없다. 즉 종래에 구분하던 동사�형용사�체언문은 하나로 묶어 놓았으나, 대신에 부속성분에 해당하는 관형어와 부사어의 쓰임에 따른 문형 유형을 통일성 없이 늘려 놓았다. 이 문형 규정 방법은 국어의 문장 성분을 중심으로 한 유형으로 보이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성분 중 독립어는 빠져 있어서 완전한 성분 중심의 문형 설정으로도 보기 어렵다. 물론 독립어는 문의 중심 성분인 서술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독립 성분이므로 기본 문형 설정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주어, 목적어, 보어 등을 수식하는 관형어나 부사어도 서술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곧,  관형어나 부사어의 수식�한정을 받는 문장은 근간이 되는 기본 문형이 아니라 기본문이 확장�변형된 국어의 전체 문형이므로 가장 작은 추상적 골격인 기본 문형에 이러한 수식�한정 요소까지를 포함시켜 분류�설정함은 적당하지 못하다.

 

󰊳 [조항근, 1975:126 - 128)]

 

문형  번호

    기   본   문   형

            예          문

 1

주어 + 서술어 (완전자동사의 형)

새가 지저귄다.

물이 흐른다.

별이 반짝인다.

 2

주어 + 서술어 (완전형용사)

달이 밝다.

산이 높다.

기차가 빠르다.

 3

주어 + 서술어 (완전체언서술어)

이것은 책이다.

철수는 학생이다.

아저씨는 변호사다.

 4

주어 + 부사어 + 서술어 (불완전자동사)

얼음이 물이 된다.

뉘가 쌀에 섞인다.

바닷가 육지로 바뀐다.

 5

주어 + 부사어 + 서술어 (불완전형용사)

국어는 영어와 다르다.

철수는 영호와 비슷하다.

이것은 저것과 같다.

 6

주어 + 부사어 + 서술어 (불완전체언서술어)

철수가 공부에 열성이다.

기계가 손보다 능률적이다.

 7

주어 + 관형어 + 서술어 (불완전체언서술어)

식욕증진은 건강의 표시다.

새마을 운동이 사는 길이다.

 8

주어 + 목적어 + 서술어 (완전타동사)

철수가 책을 읽는다.

농부가 밭을 간다.

철수가 밥을 먹는다.

 

조항근(1975:126 - 128)에서는 위와 같이 서술어의 품사적 성질에 따라 8형식으로 나누어 놓았다. 그러나 서술어가 되는 성분이 반드시 이와 같이 완전�불완전, 그리고 자동�타동으로 정확히 분리되지 않는 것이 국어 어휘이므로 그 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문형 2와 문형 5를 비교할 때 불완전 형용사인 ‘다르다, 비슷하다, 같다’는 반드시 부사어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즉 ‘국어는 영어와 다르다’는 ‘국어와 영어는 다르다’로, ‘이것은 저것과 같다’는 ‘이것과 저것은 같다’로 바꿀 수 있으므로, 이 경우엔 ‘다르다, 같다’ 등을 완전 형용사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문형 5의 예문에 나타난 ‘영어와, 영호와, 저것과’ 등은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사어이므로 개별 문형으로 분류 설정됨이 옳으나, 서술어의 품사적 성질에 따른 분류는 타당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문형 8에서 보듯이 완전타동사만이 목적어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으나, ‘주다’와 ‘삼다, 여기다, 생각하다, 간주하다’ 등은 목적어가 있어도 불완전 타동사가 되어 반드시 필수적 부사어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이 서술어의 품사적 성질에 따라 구분할 경우엔, 반드시 포함해야 할 불완전 타동사 분류가 없는 점 또한 문제점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문형 7의 경우는 별도로 문형을 설정함이 옳지 않다. 왜냐하면 ‘건강의’는 ‘표시다’라고 하는 서술어를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 ‘표시’라는 체언을 수식하므로 서술어는 ‘건강의 표시’라고 하는 체언구가 서술어로 쓰인 문장으로서, 문형 3의 확장형이 되어, 동일한 유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크게 둘로 나누어, 앞선 연구에 나타난 문형 분류를 살펴보았다. 그 문제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로 된 문장을 서술어의 품사적 성질에 따라 셋으로 나눌 것인가, 하나로 통합할 것인가?

둘째, 목적어를 포함한 문장과 보어(필수적 부사어도 함께)를 포함한 문장을 개별 문형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한가? 곧, 서술어의 성격, 즉 타동사인지, 자동사인지, 완전 서술어인지, 불완전 서술어인지 등은 과연 명확히 구분이 가능한가?

셋째, 주어 외에 두 자리를 더 필요로 하는 서술어를 그 서술어의 의미 특성에 따라 둘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한가?

이상, 앞선 연구를 검토한 결과 나타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점에 주력하면서 새로이 국어의 기본 문형을 설정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3. 국어의 기본 문형 설정

우리는 위에서, 앞선 연구의 기본 문형 설정에 대한 논의를 검토해 봄으로써, 어떤 기준에 초점을 맞추어 보느냐에 따라 문형의 수가 달라지고, 동일 형식이라 하더라도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통합적인 관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제 드러난 문제점을 고려하면서, 한국어의 기본 문형을 유형별로 설정해 보고자 한다.

기본 문형이 되려면 적어도 문장의 중심이 되는 서술어 한 개와 그 서술어의 통사적�의미적 특성에 의해 꼭 필요로 하는 필수 요소인 관여자(participant)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11) 한국어 문장은 원래 주어와 서술어의 두 범주에 의해 구성되었지만 문으로서의 중요한 위치는 서술어에 있기 때문이다.12)

한국어에서 서술어로 쓰이는 품사로는 동사, 형용사, 그리고 체언이 있다. 이들은 품사적 특성에 의해서뿐만이 아니라 각 어휘적 의미 특성에 의해 필수 요소를 필요로 한다. 특히, 품사적 특성이 동일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어휘적 의미 특성에 의해, 필요로 하는 필수 관여자가 하나일 수도 있고 둘일 수도 있다. 따라서 문형의 설정은 서술어를 중심으로 하되, 그 품사적 성질에 의해서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관여자의 수, 곧 서술어의 의미 특성에 의해 유형화해야 할 것이다. 만일 서술어의 의미 특성상 하나의 관여자만을 필요로 하는 경우엔 그 관여자는 당연히 주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두 개 이상의 관여자를 필요로 할 경우엔 주어 외에도 목적어나 보어, 또는 필수적 부사어를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어의 기본 문형은 이렇게 문장의 중심이 되는 서술어의 의미 특성에 따라 요구되는 관여자의 필요 여부에 따라 설정함이 타당하다고 보며, 이에 한국어는 다음과 같이 3개의 기본 문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3.1. 제1문형

 

서술어의 필수적 관여자가 하나만 필요한 경우에 우리는 한 자리 서술어라 하며 이를 제1문형으로 설정하려 한다. 이 때, 그 관여자는 주어이며, 이렇게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를 갖는 문형은 모두 같은 유형으로 묶되, 그 안에서 체언, 동사, 형용사 등으로 구분되는 서술어의 품사적 특성에 따른 분류는 동일 유형의 하위 부류로 처리한다. 곧, 서술어가 한 자리 성분만 요구하는,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만으로 이루어진 문형을 품사 분류에 의해 각각의 개별 문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기본 문형은 확대나 변형 이전의 가장 작은 추상적 뼈대임을 감안한다면, 한국어 문장의 중심이 되는 성분인 서술어가 몇 개의 필수적 요소를 필요로 하느냐가 관건이다. 즉 체언이 서술어가 될 경우, 서술격 조사로 칭해지는 ‘이다’는 활용을 하므로 ‘체언 + 이’와 어미 ‘-다’의 결합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 되면 용언인 동사�형용사나 마찬가지로 어미를 결합시키는 활용의 관점에서 마찬가지가 된다. 더구나 서술격 조사 ‘이-’는 생략이 가능함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이다’는 현행 학교문법에서는 서술격 조사로 규정되어 있으나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다. ‘이다’의 ‘이-’를 선행 체언을 용언으로 전성시키는 지배적 접미사로 보기도 하고, ‘이-’를 조음소로 보아 자음으로 끝나는 체언이 서술성을 지닐 때 발음의 편의를 위해 개입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또한 ‘이다’를 불완전한 서술어로 보아 두 자리 서술어로 취급하기도 한다. 더구나 (1)에서 보듯이 ‘이다’는 꼭 체언에만 붙는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1) 󰇦 내가 화가 난 이유는 그가 내 몫을 다 차지해서이다. <용언의 연결어미 + 이다>

  󰇧 그의 장점은 부지런함이다. <용언의 명사형 어미 + 이다>

   󰇨 이번엔 너부터이다. <조사 + 이다>

 

위의 예문들은 꼭 ‘무엇이 무엇이다’라는 체언문을 따로이 규정하는 데 의문을 제기한다. 오히려 이 예문들은 ‘무엇이 어떠하다’라는 틀에 알맞게 보이기까지 한다.

따라서, ‘체언문’을 따로 분류하여 서술어의 통어적 특성으로만 다루기보다는,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필수 요소의 자릿수로 통괄하여 그 의사소통 기능을 위한 의미적 특성도 염두에 둠이 타당하리라 여겨진다. 동사문과 형용사문을 따로이 설정하는 것 또한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동사와 형용사는 모두 용언으로서, 두 품사를 명확하게 분리할 수 없는 성질이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둘 모두 기능상 서술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기본 문형으로는 같은 형식으로 규정하되, 동작과 상태 등의 삽입 규칙이 적용되어 변형�확장된 문장임을 확인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이렇게 동사 및 형용사, 그리고 체언 서술어를 따로이 문형으로 규정하는 것을 앞선 연구에서는 서술어를 중심으로 한 문형 분류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단지 품사적 변별로만 처리하여 서술어 쓰임에 따른 의미적�기능적 특징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서술어를 중심으로 문형을 나누려면 각 서술어가 문장에서 필요로 하는 필수 요소의 자릿수에 따르는 것이 더욱 타당하리라 본다.

지금까지는 인식과 의사소통이라는 언어의 기능을 소홀히 하고 형식과 구조를 중심으로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언어는 구조와 기능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기능이 배제된 상태에서 구조 그 자체만을 대상으로 기술한다는 것은 불완전한 것이 되어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문형은 말하는 이가 듣는 이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전달 내용 중 명제가 되는 핵심 내용이, 서술어를 중심으로 볼 때 어떤 필수적 요소가 필요한가에 따라 나누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무엇이 무엇이다, 무엇이 어찌한다, 무엇이 어떠하다’는 ‘A가 B다’라는 통어소(taxeme)의 틀에 일치하는 한 덩어리의 하위 분류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 세 개의 문형은 분명 각 서술어가 하나의 자리만을 요구하는, 곧 말하는 이가 의도하는 중심 의미가 서술어 외에 하나의 요소만으로 충분한 형식이므로 한 유형으로 묶는 것이 옳다. 이재호(1969:34)에서 밝힌 것처럼, 적어도 ‘형식적 pattern󰡑이란, “언어의 조직화로 향한 심리적인 충동(feeling for patterning)인 것이며 이것은 다시 인간의 사물에 대한 구체적 개념(concrete concepts)과 그 구체적 개념 상호간에서 유발되는 관련성(functional relation)에 의해서 구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13)

따라서, 이 세 개의 문형은 다음과 같이 한 문형으로 통합�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1문형]:주어(subject) + 서술어(predicate) < 체언 서술어, 자동사, 형용사>

 

         󰠆󰠏󰠏 무엇이 󰠏󰠏󰠈       (오늘이 광복절이다)

  무엇이 󰠐   어찌한   󰠐다     (비가 온다)

         󰠌󰠏󰠏 어떠하 󰠏󰠏󰠎       (하늘이 파랗다)

 

3.2. 제2문형

 

두 자리 서술어는 그 서술어의 통어적�의미적 특성이 다양하다. 자칫 실제 언어 수행을 방해할 것을 우려해서, 이들 두 자리 서술어는 모두 묶어 하나의 유형으로 규정하려 한다. 이렇게 한 유형으로 묶어 가장 핵이 되는 기본 틀을 먼저 익히게 한 후에 그 틀이 하나씩 확장되어 가면서 하위 분류되는 성분적 특성을 익히게 된다면, 실제 언어 생활에 나타나는 다양한 유형을 간단하고 용이하게 기억할 수 있으므로, 언어교육적인 효용성을 높이는 데 더 유효하리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두 자리 서술어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목적어를 관여자로 갖는 문장이다.

예를 들어 “학생이 책을 읽는다”라는 문장을 보면, 서술어 ‘읽는다’라는 타동사가 주어 ‘학생이’와 목적어 ‘책을’을 필수 요소로 요구한다. 동사가 두 자리 서술어인 경우 반드시 목적어가 공존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나(한길, 1980:71)14), 서술어가 동사인 경우, 반드시 목적어만이 아니라 보어나 필수적 부사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15)

따라서, 서술어가 두 자리의 문장 성분을 필요로 하는 모든 문형을 함께 묶어 제2문형으로 처리한다.

 

(1)󰇦 준희가 친정에 간다.

    󰇧 준희가 친정을 간다.

(2) 󰇦 태수가 발을 씻는다.

   󰇧 준희가 학교를 간다.

   󰇨 나는 연극을 보고 싶다.

(3) 󰇦 급히를 먹는다./ 조용히를 못 있는다.

    󰇧 그가 가게를 해야 말이지.

(4) 󰇦 물이 얼음이 된다.

   󰇧 나는 겨울이 좋다.

   󰇨 물이 얼음으로 된다.

   󰇩 하늘이 바다와 같다.

   󰇪 원호가 공부에 열성이다.

   󰇫 내가 너보다 작다.

 

(1)에서 서술어 ‘가다’는 원래 그 품사적 성질상 자동사이므로 국어에서는 보편적으로 (1)의 󰇦이 사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1)의 󰇧과 같은 문장은 비문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종종 이러한 문장을 사용한다. 이는 말하는 이가 듣는 이에게, ‘가다’라는 자동사에 들어 있는 의미인 [+방향성, +처소]만을 알리고자 함이 아니라 바로 그 동작의 직접적 대상임을 알리는 [+ 강조, +직접 대상] 등의 의도를 갖게 한다. 따라서 이 문장은 학교문법상 목적어를 지니는, 곧 주성분만으로 만들어진 소위 ‘주어 + 목적어 + 서술어’의 형식을 지닌 문형으로 규정된다. 결국 (1)의 서술어 ‘가다’는 󰇦에서는 자동사로, 󰇧에서는 타동사로 처리되어야 한다. 과연, 동일한 어휘가 문장에 따라 품사적 성질을 바꾼다면, 타동사와 자동사의 구별이 정확한 것일까? 또한, (1)의 󰇦과 같은 문장은 장소를 지시하는 ‘친정’이 부사어이므로, 곧 주성분이 아니므로 ‘주어 + 서술어’의 문형을 지니는 문장일까? 또한 (1)의 󰇧에 나타난 ‘을’은 격조사보다는 보조사의 기능이 더 적합한 건 아닐까?

말하는 이가 (1)의 󰇦 문장을 말하든, 󰇧의 문장을 말하든, 의도하는 개념 의미가 표면으로 나타날 때 그 문장이 사용되는 상황 맥락에 따라 처소를 나타내던 ‘친정(에)’가 목적어화된 ‘친정(을)’로 강조�변형되어 파생된 실제 문장(derived real sentence)이라고 본다면, (1)의 두 문장은 모두 필수적 요소를 두 개씩 갖는 동일한 두 자리 서술어 유형이 된다. 곧 ‘친정에’나 ‘친정을’은 둘 모두 각 󰇦�󰇧 문장의 통일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할 요소라는 것이다.

그러면, 목적어가 포함된 두 자리 서술어와 기타 필수 요소에 의한 두 자리 서술어는 구별되어야 할까?

(2)의 󰇦은 타동사인 서술어 ‘씻는다’의 대상을 나타내는 목적어 ‘발을’이 필연적으로 필요한 문장이다. (2)의 󰇧은 소위 이동동사(locomotive verb)인 ‘가다, 오다, 다니다’ 등의 자동사에 ‘학교를’이 의도하는 (목적하는)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2)의 󰇨은 ‘보고 싶다’라는 서술어를 보충해 주기 위해 ‘연극을’이 쓰였다. 위의 세 문장은 모두 목적격 조사 ‘을/를’이 사용되었지만, 엄밀하게 목적어는 (2)의 󰇦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의 ‘학교를’은 ‘학교에’로, 󰇨의 ‘연극을’은 ‘연극이’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의 이동동사 ‘가다’는 이 경우엔 타동사로 취급될 수밖에 없어, 자동사와 타동사의 구별을 통해 문형을 설정하는 것은 그 한계의 불분명성에 의해 오히려 합리적 설명을 막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만일 ‘가다’를 자동사로 볼 경우엔 ‘을/를’이 목적격 조사가 아닌 보조사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목적격 조사 ‘을/를’이 격조사로서의 역할 외에 보조사와 같은 쓰임을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3)에서 보듯이, 학교문법의 목적격 조사 ‘을/를’은 행위자가 문장 내에 자신이 직접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요소에는 어디나 붙일 수 있는 보조사적인 기능을 가지는 것을 볼 수 있다. (3)의 󰇦은 부사에, 󰇧은 동사의 연결어미에 ‘을/를’이 결합되어 보조사로 두루 쓰임으로 인해, 해당 성분의 의미를 강조해 주고 있다. 결국, 목적격이라고 칭하는 조사 ‘을/를’은 반드시 타동사의 결과적 의도를 나타내는 목적어 기능으로서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보조사적 기능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므로, 반드시 타동사일 경우에 보충되는 목적어를 따로이 한 문형으로 설정함은 그 규칙성�체계성의 면에서 타당하지 못하다. 이러한 결과는, 목적어가 관여자로 있는 것과 그 외의 나머지를 따로 기본 문형으로 설정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준다.

결국, 목적어를 가지든 필수적 부사어를 가지든 서술어를 중심으로 하여 본다면, 그 서술어가 주어 외에 필요로 하는 자리는 모두 넓은 의미의 필수적 보충어(obligatory complementary)로 봄이 타당하다.16)

(4)의 󰇦은 주어와 서술어 외에 학교 문법상 주성분에 해당하는 보어가 함께 문형을 이루는 형식이다.17)  그렇다면 과연 (4)의 󰇦과 나머지 󰇧 ~ 󰇫의 문장은 무엇이 다른 것이며, 이는 어떻게 문형으로 처리해야 할 것인가 ?

(4)의 󰇧을 보자. 이 문장에서 주어는 ‘나는’이고 서술어는 ‘좋다’이다. ‘나는 좋다’라고 말하면, ‘누가?, 무엇이?’라는 의문이 듣는 이에게 제기되고, 바로 그 ‘누가?, 무엇이?’에 대한 해답이 ‘겨울이’라고 하는 대상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결국, 이 ‘겨울이’는 분명 이 문장에서 필요한 요소지만, 이를 학교문법상의 문장 성분으로는 무엇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바로 ‘겨울’이지만 ‘을, 를’이라는 격조사가 아니므로 목적어일 수 없고, 비록 ‘이, 가’라는 조사가 붙었지만 ‘좋다’의 주체가 아니므로 주어일 수도 없으며, 서술어가 ‘되다, 아니다’가 아니므로 학교문법상의 보어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부사어로밖에 취급될 수 없다. 이를 우리는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부사어로 보아야 하며, 이는 의미상 ‘좋다’라는 서술어의 직접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겨울이’는 의미상으로는 목적어이고 기능상으로는 보어이며 규범문법적으로는 부사어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이 목적어와 보어, 그리고 필수 부사어는 모두 서로 고리처럼 걸려 있는 관계를 갖고 있어, 따로이 문형을 설정할 수 없음을 입증해 준다. 이는, 문장 성분이 목적어인지, 보어인지, 필수적 부사어인지가 그 기본 문형을 유형화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요소가 몇 개인지에 따라 묶어줌으로써 그 안에서 하위 분류할 수 있는 타당성을 확연히 보여준다. 따라서 󰇧에 쓰인 ‘겨울이’는 비록 주성분은 아니지만, 반드시 이 문장에서는 필요한 요소이므로, 󰇦의 보어나 마찬가지로 기본 틀의 유형에 포함시켜야 한다.  (4)의 󰇨 ~ 󰇫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물론, 목적어와 결합한 형태는 보어와 결합한 형태보다 그 어순이 자유롭고 그 결합도가 보어만큼 강하지는 않다.18) 그러나 부사어와 결합한 형태는, 목적어와 결합한 형태보다는 밀착되어 있으나 보어와 결합한 형태보다는 자유스럽다. 우선 (4)의 󰇧과 같은 유형은 ‘나는 겨울을 좋아한다’와 같이 바꾸어 이해가 가능한 것으로 보아,  ‘겨울이’는 상태동사인 ‘좋다’의 대상으로 취급할 수 있어 목적어와 결합된 소분류에 넣을 수 있다. 그리고 (4)의 󰇦과 󰇨 ~ 󰇫을 비교하면, 󰇦은 󰇨 ~ 󰇫에 비해 서술어와 그 결합도가 더 밀접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 ~ 󰇫은 서술어의 앞에 오는 필수적 보충 요소들이 그 어순(word order)이 󰇦에 비해 더 자유로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필수적 부사어는 주성분이라고 하는 목적어와 보어 사이를 넘나들면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렇게, 목적어�보어�부사어는 각각 그 통사적 단위로서의 가치가 한계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셋을 각각 기본 문형으로 분류하거나 또는 목적어를 보어와 필수적 부사어로부터 분리하여 기본 문형을 분류하는 것은 타당한 방법으로 볼 수 없다. 곧, (1)의 󰇦과 󰇧처럼 서로 혼용하는 일이 국어에서는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즉, 모든  어휘들은 각기 의미�형태�기능적 유연성을 지니고 있어서 그들이 문장을 이룰 때 조사나 어미의 도움으로 여러 성분 역할이 가능하다. (4)의 󰇦의 경우를 보자. ‘되다’라는 서술어는 학교문법상으로 반드시 보격 조사 ‘이, 가’를 필요로 하는 유형으로 주성분끼리 결합한 예이다. 그러나 다음 문장들에서의 ‘되다’는 어떠한가?

 

(5) 󰇦 일이 잘 된다.

   󰇧 구름이 비로 된다.

   󰇨 가슴이 재가 된다.

 

위의 (5)에 나타난 문장은 모두 ‘되다’라는 서술어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완전문이다. 󰇦은 부사 ‘잘’이, 󰇧은 필수적 부사어 ‘비로’가, 그리고 󰇨은 보어 ‘재가’가 ‘되다’를 보충해 주고 있다.  결국, ‘되다’는 보어와 부사어를 모두 그 상황에 따라 선행 요소로 가질 수 있되, 단지 실제 문장으로 쓰일 때 그 문맥적 의미를 위하여 확장�변형시키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19) 이와 같이, 국어에는 주어만으로 충족되지 못하여 또 하나의 필수적 보충어를 필요로 하는 서술어들이 있는데 이를 두 자리 서술어로 하여 함께 묶어 처리함이 옳으리라 본다. 이러한 서술어의 형태로는 제1문형에 나타난 서술어의 품사적 특성 외에 타동사가 더 포함된다. 이를 제 2 문형으로 묶으면 다음과 같다.20)

 

[제2문형]:주어(subject) + 필수적 보충어(obligatory complementary) <목적어, 보어, 필수적 부사어> + 서술어(predicate) <타동사, 자동사, 형용사, 체언 서술어 >

 

                󰠆󰠏󰠏 을/를  󰠏󰠏󰠈           (정아가 소리를 지른다.)

                󰠉󰠏󰠏 이/가  󰠏󰠏󰠋           (물이 얼음이 된다.)

                󰠉󰠏󰠏 (으)로 󰠏󰠏󰠊󰠏어찌한다 (산이 평야로 바뀐다./물이 얼음으로 변한다.)

                󰠉󰠏󰠏 에/에게󰠏󰠏󰠋           (영미가 공장에 다닌다.)

                󰠉󰠏󰠏 와/과  󰠏󰠏󰠎           (동생이 형과 싸운다.)

(무엇)이 (무엇)󰠏󰠊󰠏󰠏 이/가  󰠏󰠏󰠈 어떠하다  (나는 어른이 아니다. / 나는 겨울이 좋다.)

                󰠉󰠏󰠏 과/와  󰠏󰠏󰠋           (하늘이 바다와 같다.)

                󰠉󰠏󰠏 에     󰠏󰠏󰠎          (한국이 일본에 가깝다./준희가 교실에 있다.)

                󰠉󰠏󰠏 에/에게󰠏󰠏󰠈 무엇이다  (원호가 공부에 열성이다.)

                󰠌󰠏󰠏 보다   󰠏󰠏󰠎           (포도가 사과보다 작다.)

 

3.3. 제3문형

 

세 자리 서술어는 주로, ‘-에게’의 여격 형태를 목적어에 동반하여 ‘주다’라는 서술어를 충족하는 경우와, ‘삼다, 여기다’ 등의 서술어를 위해 목적어의 뒤에 소위 목적 보어 역할을 하는 필수 부사어를 동반하는 두 가지 경우를 볼 수 있다.

 

(1) 󰇦 필호가 서희에게 물을 준다.

   󰇧 농부가 낫을 선반에 놓는다.

(2) 󰇦 그는 나를 바보로 여긴다.

   󰇧 주인은 하녀를 양녀롤 삼는다.

   󰇨 나는 그를 적으로 간주한다.

 

(1)의 󰇦에 나타난 ‘주다’와 같은 〔+수여성〕의 의미를 지닌 서술어는, 실제 언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종종 부사어 ‘에게’가 생략된 채 사용이 되기도 하여 세 자리 서술어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배희임(1985:28)에서 밝힌 바와 같이, ‘주다’를 세 자리 서술어로 규정할 경우 (1)의 󰇧네 나타난 ‘놓다’ 또한 ‘무엇이 무엇을 무엇에 놓다’와 같은 문장을 만들 수 있으며, 이 때 ‘무엇에’를 필수 요소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렇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소의 가부(可否)는 명백히 규정하기가 어려워, 사실 직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할 실정이긴 하다. 그러나 ‘주다’와 같은 〔+수여성〕이라는 의미는, ‘누구에게’라는 상대적 요소가 필수일 수밖에 없으며, ‘놓다’와 같이 〔+착지〕 등의 의미는 ‘어디에’라는 처소를 나타내는 요소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21)

‘무엇이 무엇을 무엇으로’와 같이 세 자리가 필요한 서술어에는 (2)의 ‘여기다, 삼다, 간주하다, 생각하다, 만들다’ 등의 용언이 쓰인다. 배해수(1997:478)에서는 ‘삼다, 만들다’ 등과 같이 세 자리를 필요로 한 서술어에 나타난 목적어와 부사어는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에 대한 확장된 구조라고 주장한다. 곧, (2)의 󰇦은 “그는 〔내가 바보다〕 여긴다”로, (2)의 󰇧은 “주인은 [하녀가 양녀이다] 삼는다”로, 그리고 (2)의 󰇨은 “나는 [그가 적이다] 간주한다”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영어와 마찬가지로 ‘주어+목적어+서술어’의 문형에 넣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배희임(1985:230)에서 밝히듯이, 이 용언들 앞에 놓인 ‘무엇을 무엇으로’는 변형문법을 통한 내포문 등의 규정보다는 일반 모국어 화자의 직관을 통해 나타난 필수적 요소의 문장으로 봄이 타당하다.22)

다음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1)의 󰇦, (1)의 󰇧, 그리고 (2)를 각각 다른 유형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모두 하나의 기본 문형으로 묶어 처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위의 예문들은 모두 주어 외에 두 개의 필수적 요소가 필요한데, 그 중 하나는 반드시 목적어이며 나머지 하나는 체언에 부사격 조사를 결합시킨 필수적 부사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필수적 요소를 동일한 특성과 숫자만큼 필요로 하는 동일 유형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제3문형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제3문형〕: 주어(subject)+ 필수적 보충어(obligatory complementary)Ⅰ(목적어) + 필수적 보충어(obligatory complementary)Ⅱ(부사어) + 서술어(predicate) <타동사>

 

(무엇)이 (무엇)을󰠆󰠏󰠏 (무엇/누구)에/에게 󰠏󰠏󰠈       (필호가 서희에게 물을 준다./농부가 낫을 선반에 놓는다.

                                           어찌한다. 

                 󰠌󰠏󰠏 (무엇)으로/로      󰠏󰠏󰠎      (그는 나를 바보로 여긴다. / 주인은 하녀를 양녀로 삼는다.)

 

4. 마무리

 

국어교육은 이미 습득하여 사용하고 있는 제 나라 말을 더욱 바람직하고 효과적으로 익히고 발전시킴으로써, 제 나라 말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이고 총체적인 의미를 깨닫고 인간의 삶의 모든 현상들에 대한 원리를 찾고 이해하여, 그로 인해 국민을 국민답게, 그리고 나아가서는 그 문화를 전승�유지�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하는 데에 더 큰 뜻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기본 문형을 정확하고 실용적으로 규정함은, 말하는 이가 말과 글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언어로 표현된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의 개념과 사고력을 형성하는 도구의 틀로서 가장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언어 습득을 위한 기본 문형의 올바른 분류는 서술어의 품사적 특성으로서가 아니라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필수 요소의 쓰임 정도와 방법에 의해서 행해져야 하리라 본다.  문장의 기본 문형을 이루려면 반드시 주어진 문장의 구조 형성에 관여하거나 또는 생략이 불가한 필수적 요소여야 한다. 한 문장은 기본적으로 서술어를 중심으로 하여, 필수적인 문장 성분이 통합되어 형성되어야 한다.

국어의 경우, 한 문장의 기본 구조를 결정하는 중핵적 역할은 그 문장의 서술어에 있으며, 그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필수적 보충 요소에 의해 분류가 결정된다. 따라서 그 서술어의 어휘적 특징에 의해 문장 구조 분석이나 기본 문형 분류가 가능해진다. 곧, 주어진 서술어의 어휘 의미가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의미가 더 보충되어야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기본 문형을 설정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따라서 기본 문형은 반드시 문장을 이루는 구성의 측면에서 서술어를 중심으로 한 추상적인 뼈대여야 하며, 앞으로 확장�변형되는 문장을 고려한 분류가 되어야 한다. 곧, 서술어가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보충 요소들에 의해 나누어져야 하며, 앞으로 그 문형을 통해서는 보조적인 수식어구가 연결될 수 있는 기본문이라야 한다.

이렇게 규정된 국어의 기본 문형을 도식으로 보이면 다음의 세 문형으로 나타낼 수 있다.

 

 

문형분류

         문   형

하 위 분 류

  예     문

구성요소

서술어

제1문형

주어+서술어

체언 서술어

무엇이 무엇이다

오늘이 광복절이다

자동사

무엇이 어찌한다

비가 온다

형용사

무엇이 어떠하다

하늘이 파랗다

           

 

 

문형

분류

    문   형

   하 위 분 류

       예    문

구성요소

필수적 보충어

제2

문형

주어+

필수적

보충어

+서술

목적어

타동사

무엇이 무엇을

어찌한다

정아가 소리를 지른다.

자동사

윤희가 학교를 간다.

보어

자동사

무엇이 무엇이

어찌한다

물이 얼음이 된다.

형용사

무엇이 무엇이

어떠하다

나는 어른이 아니다.

필수

부사어

자동사

무엇이 무엇으로

어찌한다

물이 얼음으로 변한다.

형용사

무엇이 무엇과(에)

어떠하다

하늘이 바다와 같다.

준희가 교실에 있다.

체언 서술어

무엇이 무엇에(보다) 무엇이다

원호가 공부에 열성이다.

             

 

 

문형분류

   문     형

    하 위 분 류

      예      문

제3문형

주어+필수적 보충어Ⅰ+필수적 보충어Ⅱ+서술어

무엇이 무엇을 무엇(누구)에(에게) 어찌한다

필호가 서희에게 물을 준다.

농부가 낫을 선반에 놓는다.

무엇이 무엇을 무엇(누구)으로(로) 어찌한다

그는 나를 바보로 여긴다.

주인은 하녀를 양녀로 삼는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본 문형은 실제 언어 생활의 구체적 문장이 아니라 추상적이고 핵이 되는 문장틀이다. 따라서 문형 설정의 주 목표가 효용성 있는 언어 습득을 위한 작업임을 감안할 때, 이 기본 문형의 규칙을 상정하는 일이 실제 개별 언어 습득의 면으로 볼 때는 이상(理想)에 그칠 뿐일 수 있다.

앞으로는 본고에서 상정한 기본 문형을 일차적 단계로 하여, 실제 언어 활동에 나타나는 가능한 모든 문형의 최대치까지 직접 언어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모든 문형의 유형화 작업을 거침으로써, 실제 언어 활동에 사용하는 의사소통으로서의 문형을 연구하게 되며, 그에 의해 언어 학습에 실제적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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